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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11.13 그는 아직 '지난 역사'가 아니다 - 영화 <26년>
2012.11.13 13:42

그는 아직 '지난 역사'가 아니다 - 영화 <26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기사상 표기가 문제가 됐던 상황이 있었다. 상당수 언론에서 '사망' 또는 '자살'이라는 말을 썼기 때문이다. 물론 오래지 않아 모두 '서거'로 정정됐다.


당시 신문사 뉴미디어국에 어린 기자로 있었던 나와 동기 몇몇은 궁금해했다. 기사에서 '서거'라는 표현은 어떤 사람들에게 쓸 수 있는 것일까. 물론 전직 대통령이라면 서거라고 표현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전직 대통령 예우가 박탈된 경우는 어떨까. 국민 정서상 명예보다 잘못이 더 부각된 인물이라면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야 하는 기사에서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이쯤이면 생각나는 인물들이 있을 테다. 국민적 공분이라면 특별히 '그 사람'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바로 '그 사람'.



위에서 꺼냈던 이야기의 결론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뭔가 답이 있었겠지만 기억하기 싫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내 기억에는 우리와 차이가 꽤 나는 한 선배가 아주 확고한 분위기로 했던 말이 '답'으로 남아있다. 물론, 신문사에서 그렇게 쓰지는 않을 거다.


"서거는 무슨… '뒈졌다'로 써야 되는 거 아니야? '드디어' '마침내'라고 안 쓰면 다행이지"


영화 <26년>이 개봉한다. 살아있는 인물을 직접 다루는 어려운 시도다. 역사적 상황에만 근거할 뿐 주된 사건(그 사람을 심판하는 것)은 완전한 픽션이라는 점에서 '부러진 화살'과 같은 앞선 팩션 영화들과는 전혀 다르다. 교과서에 나오는 역사적 사건에 관련된 내용이라는 '무게감'도 다른 영화들과 차이가 있다.


살아있는 역사에 손을 대는 일이다


원작 웹툰에서는 마지막 결론이 분명하지 않다. '그 사람'이 아직 살아있으니 '심판'을 성공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릴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이들이 기억하듯 웹툰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탕..'이라는 총소리가 울릴 뿐이다.


그러나 그들의 심판이 실패했는지도 불분명하다는 것이 중요하다. 총소리만 남은 장면으로 그 마지막 저격이 실패했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아니, 그 '살아있는 역사'에 대한 분노 때문에라도 실패라고 믿고 싶지 않다. 비록 현실에선 '그 사람'이 살아있다고 하더라도. 살아있는 사람을 가상의 이야기에서 죽은 것으로 다룰 수는 없었다고 하더라도.


영화는 웹툰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된다. 개봉만 잘 이루어진다면-이라는 전제가 있기는 하지만, 지금 영화 26년에 쏠린 관심이라면 적지 않은 스크린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살아있는 역사, 살아있는 인물을 대중 앞에 진짜 살려내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살았지만 죽은 것처럼 보이지 않았고, 살았지만 죽은 것처럼 책임을 면했다. 재판 결과에 따라 전직 대통령 예우가 박탈되어야함에도 마치 죽은 것처럼 원칙을 벗어나 있고, 일부는 그가 마치 죽은 것처럼 우상화해서 종교처럼 모시고 있다.


그를, 진짜로, 살려내야 한다. 그는 언젠가 지나간 역사 속 '죽은 인물'이 아니라 역사의 죄를 지금 이 시대에 심판받아야 할 '살아있는 인물'이다.


원작 웹툰 26년이 담아낸 '진압군이든 시민이든 광주를 겪은 이들이 모두 피해자'라는 시각에 동의한다. 그러나 그것이 아무에게도 책임이 없다는 뜻은 아닐 테다. 모든 이들의 피해를 책임져야 할 사람은 분명히 있다. 분명히 있다.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그는, 아직 살아있다.



[웹툰 26년 링크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kangfull2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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